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비염 환자들이 늘어난다. 건강관리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비염은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 급증해 12월에 최고치를 찍는다.
비염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을 동반해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감기 증상과 비슷하다고 방치하다간 만성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각 상태에 따른 원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비염 환자 절반 이상은 '알레르기성 비염'비염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특정 물질에 대해 코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전 인구의 5~2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완치가 되는 병이라기보다는 관리하는 병으로 생각해야 한다.원인은 개인마다 다른데, 주로 집먼지진드기, 실내에서 기르는 동물의 비듬, 바퀴벌레 분비물, 꽃가루 등이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으로는 재채기, 코막힘, 콧물, 코나 입천장·목·눈·귀의 가려움, 후각 감소 등이 있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나 찬 공기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항원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는 카펫이나 두꺼운 커튼, 담요 등은 피하고 침구나 소파는 플라스틱 커버를 씌우는 것이 도움 된다. 그 외 약물요법이나 면역요법, 수술요법을 진행할 수 있다. 적절한 생활 환경도 중요하다. 실내 온도는 20도, 습도는 45% 이하로 조절하고 매주 침구류를 60도 이상의 물로 세탁해 햇빛에 3시간 이상 말리면 진드기 번식을 막을 수 있다.
감염이 원인인 '급성 비염'급성 비염의 원인은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이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증상이 매우 비슷한데, 코막힘과 두통, 열, 인후통, 콧물 등이 나타난다. 맑은 콧물보다 끈끈한 콧물이 나오며, 시간이 지날수록 농성 콧물로 변한다. 급성 비염은 주로 면역력이 약한 5세 미만의 어린이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일시적인 염증이다. 휴식 또는 약물치료를 통해 완치할 수 있는데, 증상이 가벼울 경우 1~2주 이내에 저절로 낫기도 한다. 만약 치료가 늦어지면 부비동염이나 인두염, 중이염, 편도염, 기관지염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급성 비염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또한 외출에서 다녀온 후 손을 자주 씻고 더러운 손으로 코나 눈을 자주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실내 온도는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염증이 오랜 기간 이어지는 '만성 비염'급성 비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반복되면 만성 비염으로 이어진다. 또한 부비동염이나 편도 조직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4주 이상 비염 증상이 지속되면 만성 비염으로 보는데, 코막힘과 인후염, 두통, 후비루 증후군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항생제 투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수술적 방법을 시행할 수도 있다. 너무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아침, 저녁으로 식염수를 이용해 코 세척을 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비강 세척은 만성 비염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콧살이 부어오른 상태가 지속되는 '만성 비후성비염'만성 비염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비갑개가 항상 부어있고 콧살 자체에 섬유화가 일어나 붓게 되는 만성 비후성 비염으로 발전한다. 증상으로는 코가 막히는 증상이 밤에 심해지고 숨을 들이쉬거나 내쉴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콧물의 양이 많아지고 목뒤로 코가 넘어가기도 한다.만성 비후성 비염은 수술로 완치가 어렵지만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다. 주로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혈관수축제 등을 써보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하비갑개 절제술을 고려한다. 만성 비후성 비염으로 진행되지 않기 위해서는 비염 증상이 있을 때 신속하게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 손을 깨끗하게 씻고 급격한 온도 변화나 피로, 스트레스, 담배 연기 등 비염 유발 요소를 피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