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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 힘들다면 휘어진 '이곳' 때문일 수도…적절한 치료 방법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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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는 얼굴의 가운데에서 높게 솟아올라 있는 부위인 만큼, 얼굴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 중 하나다. 코 내부의 기둥이 곧게 서 있을수록 미적으로도 아름답게 보일 수 있으며, 숨을 쉬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도 편안해진다. 그런데 이 기둥이 휘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를 두고 '비중격 만곡증'이라고 한다.

비중격 만곡증이 있는 사람들은 코가 잘 막히는 탓에 숨을 편안하게 쉬지 못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불편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심한 경우 외관상으로도 휘어 있는 것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비인후과 김영효 원장(김영효이비인후과의원)은 "비중격 만곡증으로 인한 코막힘 등의 증상이 심하다면 수술 등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김 원장에게 비중격 만곡증의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 봤다.

코의 기둥 휘어지는 '비중격 만곡증', 일상 속 불편 가져올 수도
코는 콧대를 기준으로 좌우로 나눌 수 있는데, 콧대 아래에는 콧구멍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와 같은 벽이 있다. 이 벽이 바로 '비중격'인데, 연골과 뼈로 이루어져 코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비중격이 코안에서 반듯하게 서 있지 않고 한쪽으로 휘어 있는 경우라면 '비중격 만곡증'이 있다는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사실 비중격 자체는 완전히 곧은 형태보다는 약간이나마 휘어 있는 사람들이 더욱 많은 편이다. 진단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유병률이 34~89.2%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되고 있는 상황. 그렇지만 일상생활 중 별다른 불편한 증상이 없고, 외관상으로도 별다른 이상이 없어 스스로의 비중격이 휘어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비중격이 과도하게 휘어져 코막힘 등 이상 증상을 가져올 때다. 김영효 원장은 "비중격이 한쪽으로 심하게 휘어서 콧구멍이 좁아져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쪽 코가 늘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간혹 비중격이 휘어 있는 방향과 다르게 반대편 코가 막힌다는 경우도 있고, 양쪽 코가 모두 막힌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 비염이나 축농증 등의 코 질환이 같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코막힘 증상은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좀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누운 자세에서는 머리 쪽으로 흐르는 혈류량이 많아지는데, 이에 따라 콧속의 혈관도 팽창하면서 코 점막이 붓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중격 만곡증이 있는 사람들은 코막힘 증상으로 인해 편안하게 잠들기 어렵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김 원장은 "비중격 만곡증이 있으면 콧속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염증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코감기와 축농증에도 더욱 잘 걸릴 수 있다"라며 "코 점막이 쉽게 건조해져 겨울철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코피가 더 자주 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비중격 바로잡는 수술 필요할 수도…어려도 수술 가능할까?
만약 비중격 만곡증이 심하지 않고, 비염 등으로 인해 코가 더욱 잘 막히는 상황이라면 항히스타민제나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나잘스프레이)등의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중격 만곡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치료가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만 있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라면 비중격 만곡증을 수술적으로 치료하는 '비중격 교정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김영효 원장은 "비중격 교정술은 휘어 있는 뼈를 수술적으로 제거하거나, 연골을 곧게 편 후 다시 비중격 안으로 삽입하거나, 한쪽으로 어긋난 뼈와 연골을 다시 가운데로 고정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휘어진 비중격을 바로잡는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즉, 휘어 있는 비중격 자체를 물리적으로 개선해 비중격을 곧게 세우는 것이다. 수술 자체는 1시간 내외로 오래 걸리지 않는 데다, 회복도 빠르기에 비교적 환자의 부담이 적은 편이기도 하다.

다만 너무 어린 나이에 비중격 만곡증으로 진단되는 경우, 즉각적으로 수술을 시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 15~16세 이하의 어린 나이라면 코의 성장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 그렇지만 이보다 어린 나이라고 해도, 비중격이 너무 심하게 휘어서 정상적인 호흡이 어렵거나 만성 축농증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는 상태라면 보존적으로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김 원장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 10세 이후의 아이들에게 보존적으로 비중격 수술을 시행하면 비교적 안전하다는 결과도 있다"라며 "어리다고 해도 증상이 심하다면 치료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을 수도 있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전했다.

수술 후 재발하는 경우도 있어…올바른 관리 필요해
이렇게 비중격 교정술을 받는다면 코막힘 등의 불편한 증상이 해결되면서 일상생활이 훨씬 편안해지고, 수면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충분한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몇 가지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는 것이 김영효 원장의 조언이다.

비중격 교정술을 받은 후 1주일 정도는 과도한 운동이나 무리한 활동은 피해야 한다. 또한 코가 답답하거나 막힌 느낌이 들더라도 코를 세게 풀어서는 안 되며, 생리식염수를 사용해 코 세척을 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코를 풀면 코 점막에 상처가 날 수 있으므로 좋지 않고, 흡연이나 음주 등은 출혈을 유발하고 상처 회복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라고 언급했다.

게다가 수술을 했음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에, 코에 가해지는 충격은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비중격 교정술 후 재발률은 약 5~10%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연골이 원래 방향대로 돌아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술 후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콧등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면 수술 시 아무리 정확하게 교정을 하더라도 비중격이 다시 휘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